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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등학교 1학년 때쯤, 죽음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다. 한동안 죽음이라는 원초적 공포가 뱃속에 눌러앉아 꿈틀거려서, 핏기가 싹 빠지고 잠도 제대로 못 잤던 기억이 난다. 요즘도 일부러 강하게 그 감정을 상기시키면 몸서리칠 정도의 공포가 찾아오곤 한다. 물론 생각 자체는 많이 정리되어 있어서, 이것이 일상에 큰 문제가 되지는 않고 있다. 하지만 정리된 생각에서 내가 본질적인 해답을 찾은 것은 아니고, 죽음에 대해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일종의 자기위안 혹은 도피 쯤 되는 대안을 내놓은 것에 불과하다.

그렇지만 가벼운 마음으로 생각해보면, 이런 경험들이 자극제가 되어 나의 삶이 항상 의미있고 충실하도록 채찍질해줄 수 있을 것 같다. 인생을 80년이라고 가정하면, 진심으로 남은 60년의 일분 일초를 금쪽같이 쓰고 싶다. 인생을 의미있게 살고 싶다. 그러면서 오늘도 게으름을 피웠지만….

그렇다면 과연 어떻게 사는게 잘 사는 것일까? 죽음과 연결시켜 생각해보자면, 사람들의 기억 속에 계속 남아서 다른 형태로 계속 나라는 존재가 잊혀지지 않는 것이 내 생명이 좀 더 길게 이어지는 방법이 아닐까 한다. 물론 나는 영혼이나 천국같은 건 존재하지 않으며, 뇌의 기능이 멈추면 그걸로 내 자아와 내가 인식하는 세상이 소멸한다고 굳게 믿고 있기에, 이런 생각은 내 믿음에 반하는 것 같기도 하다. 그래도 자꾸 자신의 흔적을 남기려고 하는 것이 인간으로써의 본성인 것 같다. 그렇다면 그 본성에 충실하게, 나 자신을 (물론, 좋은 의미로) 오래도록 남길 수 있는 삶을 사는 것이 잘 사는 것이 아닐까. 어차피 인간을 움직이는 것은 대체로 본성이니까.

흠, 그래도 솔직히 말하면, 뭐가 뭔지 모르겠다. 그냥 모르는 채로 살다 잠들듯 스러지는 게 좋을지도 모르겠다. 뭐… 이런 헛소리를 주절거릴 시간에 차라리 하고 싶은 일을 하나라도 더 하는게 낫겠다. 세상에 단 한 번 주어진 이 소중한 기회를 잘 살려야지.







자, 그런 의미에서 코드기어스 7화 일부 캡쳐.








우와아아아아앗~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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