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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 점점 쓰기 귀찮아지네요. 크크크


7/8 (일) 일본여행 그 넷째날 : 구죠하치만의 악몽

이날은 오전엔 시라카와고에서 못다 한 탐험(?)을 마저 끝내고, 구죠하치만(郡上八幡)으로 이동하기로 했습니다. 구조하치만은 일본 3대 봉오도리(盆踊り)중 하나인 구죠오도리가 전해지는 곳으로, 때를 맞춰 오면 매우 붐비는 곳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전파녀와 청춘남의 성지….

이날은 아침 8시 즈음에 일어났습니다. 원래 아침은 7시 반에 먹어야 하는데, 주인집 노부부께서 친절하게도 저희가 일어날 때까지 기다려주셨습니다.

친구는 익명처리.

 

아침 역시 양과 맛 모두 발군이었습니다. 특히 아침에도 저렇게 즉석에서 익혀서 먹는 요리가 나왔는데, 큰 낙엽 위에 버섯 등을 얹고 익혀 먹는 요리였습니다. 잎의 향이 깊이 베어나와서 매우 인상적이었습니다.

아침을 먹고 어제 파헤치지 못한 미스테리에 다시 도전하기로 했습니다. 하지만 그 전에 우선 짐을 정리해두고, 구죠하치만으로 향하는 버스표를 끊기로 했지요.

시라카와고에서 묵었던 민박집 요시로(与四郎).

위 사진에 찍힌 친구가 찍은 사진. 

버스표를 끊기 위해 시라카와고 관광안내소를 들렀습니다.

시라카와고 관광안내소. 

그리고 거금 2400엔을 들여 구죠하치만까지 가는 버스표를 끊었습니다.

시라카와고~구죠하치만 시로토리 버스 승차권.

저희가 탈 버스는 시로토리버스(白鳥バス)의 구죠하치만-시라카와고 노선이었는데, 관광버스같은 버스가 아니라 그냥 시내버스같이 생긴 버스였습니다. 시라카와고 버스정류장에서 출발해서 구죠하치만 죠카마치 플라자(郡上八幡 城下町プラザ)까지 가는 버스였는데, 하루에 딱 3대밖에 없어서 시간을 잘 재고 타야 했지요.

얼른 표를 끊고, 어제의 궁금증을 해결하기 위해 길을 나섰습니다.

나 발견한다 다리.

민가 사잇길을 조심스럽게 헤치고 들어가보니, 집들 사이에 가려서 보이지 않던 문제의 그 다리가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다리의 입구는 봉쇄되어 있었고, 덩쿨로 뒤덮여 있었습니다. 평소에 이 다리를 이용하지 않는다는 것ㅇ르 너무나도 여실히 보여주더군요. 왜 다리를 안 사용하나 해서 팻말을 봤더니, 야생동물 보호구역이라고 적혀있었습니다. 비밀은 풀었지만, 결국 다리를 건널 수는 없었기에 아쉬움을 뒤로 하고 발길을 돌렸습니다.

다시 도로길로 나와서, 이번에는 강을 따라 좀 더 멀리 가보기로 했습니다.

일요일이라서 그런지 아침부터 관광객들이 많이 보이더군요.

계속 길을 따라 내려가 보았습니다. 중간에 기념품점에 들러서 두부과자도 사왔는데, 사진 찍는 걸 깜빡했네요. 잠시 지름신을 영접한 후 다시 길에 나섰습니다.

 

특별한 것은 없었지만, 눈에 보이는 풍경 하나하나가 모두 마음을 시원하게 해 주었습니다. 어느 곳을 둘러보아도 시선의 끝에는 항상 녹음을 두른 병풍이 뻗어 있어 그 위를 구름이 너울너울 넘노닐고, 그 밑으로 유유히 굽이흐르는 강줄기를 따라 옹기종기 모인 마을의 정경에서는 시간을 좆아 떠밀리듯 지냈던 일상을 잠시 잊게 해 주는 여유로움이 가득했습니다.

마지막으로 감상에 젖어 마을을 거닌 후, 구조하치만으로 출발하기 위해 버스정류장으로 돌아왔습니다. 입이 궁금해서 근처 가게에서 히다규로 만든 꼬치(무려 400엔!)를 사먹고 뒹굴다가, 드디어 버스가 도착하여 탑승했습니다.

버스 안. 우리 빼고 중간에 딱 한명 탔다.

달리고

지나는 길에 댐이 있어서 한 방 찰칵.

달리고

댐 한번 크다. 야 기분좋다!

계속 달리고

또 달려서

드디어 구죠하치만에 도착했습니다. 아쉽게도 정류장 사진을 찍지를 못했네요. 올 때만 해도 하늘이 적당히 흐려서 안 덥고 좋았는데, 도착하니까 날씨가 너무 맑아서 온 몸이 후끈거렸습니다.

얼른 적당한 소바 가게에 들어가서 점심을 해결하고, 마을을 잠시 돌아다녔습니다.

사실 구죠하치만은 전에도 한 번 온 적이 있는데, 구석구석 깨알같은 재미가 있는 곳이어서 좀 진득하게 돌아다니려고 했습니다.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어두워지더니 비가 미친듯이 쏟아붇고, 예약해두었던 민박집이 너무 멀어서 전화로 못 갈 것 같다고 했더니 환불하라 그러고, 그 와중에 돈이 떨어저서 전화가 끊기는 바람이 나쁜놈 취급받을 뻔하고, 숙소 옮기려다가 털리고, 그렇게 멘붕멘붕 열매를 낼름 삼킨 것 같은 포풍 멘붕을 겪고 나서, 우여곡절 끝에 원래 예약했던 곳에서 차로 픽업해줘서 겨우 원래 예약한 곳에서 묵게 되었습니다. 주인집 아저씨의 눈길이 곱지 않고 서비스가 좋지 않았던 건 아마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겠지요. 으헣헣 ;ㅁ;

겨우 도착했다. 만세!

그리고 숙소 도착하니 비가 그쳤… ^#$^@ㅃ$%@#$^#!@!!!!

맛있는 저녁밥.

저녁을 먹고 둘러본 하늘은, 멘붕으로 산산히 털린 제 마음과는 달리 끝없이 푸르렀습니다.

결론은, 약속을 잘 지키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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