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5 (목) - 일본여행 그 첫째날

드디어 여행의 시작이 다가왔습니다. 이 날은 09:10 발 비행기를 타기 위하여 아침 5시에 일어났습니다. 마지막으로 짐을 점검하고 간단하게 씻은 뒤, 잠실 롯데호텔로 이동하였습니다. 바로 이곳에서 출발하는 리무진 버스를 타기 위해서이지요. 도착하니 눈 앞에서 리무진 버스를 놓쳐서, 하는 수 없이 15분을 더 기다려 다음 차를 탔습니다.

1시간 쯤 달려 인천공항에 도착하니 벌써 7시가 훌쩍 넘어있었습니다. 친구와 합류하여 티켓을 끊기 위해 줄을 섰는데, 이른 아침인데도 불구하고 많은 사람들이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간간히 주변에서 일어로 대화하는 모습도 보여서 정말로 여행이 시작되었다는 것을 실감할 수 있었습니다. 티케팅을 마치고 모든 출국 절차를 완료한 후, 간단하게 게이에프씨KFC에서 아침을 때우고 탑승 대기장에 도착했습니다.

탑승은 출발 40분 전부터 시작하는데, 마음이 들떠서 그런지 얼마 되지 않는 대기 시간도 길게 느껴졌습니다.

긴 기다림 끝에 드디어 탑승했습니다.

제주항공 모델이 빅뱅이어서 그런지 비행기에 빅뱅 사진이 붙어있더군요.

더 이상의 자세한 설명은 생략한다. 어느새 칸사이국제공항에 착륙하고 있는 모습입니다. 착한 여러분들은 좌석벨트등이 켜져 있을 때 사진찍지 마시기 바랍니다.

비행기에서 처음 내렸을 때 보이는 것은 일어, 영어, 한국어 이렇게 세 언어로 적힌 안내판들입니다. 처음 일본에 오시는 분들은 조금 놀라시겠지만, 사실 한국에서 유명한 일본 관광지는 어지간하면 한글 설명도 표기되어 있습니다. 처음 일본을 여행하는 사람들도 크게 불편이 없지요.

어쨋든 모든 입국심사를 마치고 나서, 칸사이공항역에서 난카이선(南海線)을 타고 난바(難波)역까지 이동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묵을 호텔까지 걸어가기로 했습니다. 가려는 호텔은 신사이바시(心斎橋)역에 더 가깝지만, 그냥 걸어가기로 했지요. 추적추적 내리는 비를 맞으며 캐리어를 끌고 가는 모습이 신기할 법도 한데, 지나가는 사람들 모두 별 관심을 안 보이는 걸 보니 역시 오사카에 관광오는 사람이 많구나 하고 느꼈습니다.

2시가 되어서 저희가 도착한 호텔은 플렉스테이 신사이바시 인(フレックステイ心斎橋イン)이었습니다. 호텔에 여장을 풀고 공유기를 설치한 다음, 얼른 아이패드로 주변 맛집을 검색했습니다. 맛집 사이트를 뒤져 라면집 멘야 타카이다(麺屋 高井田)를 찾아냈습니다. 이 맛집 사이트에서 3점대 이상이면 한국에서는 어지간한 맛집이라고 불리는 그런 곳인데, 오사카에는 3점이 넘는 집들이 수두룩합니다. 그래서 호텔 가까이에 있는 곳을 대충 검색해서 갔는데, 이곳의 명물은 카레라면이더군요.

반찬이 담긴 통이 테이블마다 놓여있는데, 반찬을 재떨이에 덜었다가 주인 아저씨가 얼른 달려와서 그릇을 바꿔주셨다는 것은 비밀입니다. 600엔짜리 라면인데, 카레 국물도 넘치고 고기도 큼직하고 밥도 공짜로 주니 정말 좋았습니다. 그리고 가게 안에 카메라를 두고 갔다가 주인 아저씨가 황급히 뛰쳐나와 건네주셨다는 것도 비밀이지요.

식사를 마치고 오사카 성을 구경가기로 했습니다. 처음엔 걸어가려고 했는데, 중간에 포기하고 나가호리바시(長堀橋)역에서 지하철을 타고 가기로 했습니다. 모리노미야(森ノ宮)역에서 내리면 친절하게 오사카성 가는 길이 표시되어 있습니다. 역시 관광대국 일본다웠습니다.

오사카성은 정확히 말하면 성과 그 주변 공원을 포함한 오사카성 공원에 속해있습니다.

위 사진의 지도 부분에서 왼쪽 아래의 녹색 부분, 그 중에서도 맨 왼쪽 아래 구석이 바로 모리노미야 역이 있는 곳입니다. 오른쪽 아래의 회색 막대는 500m 축적을 나타내는데, 이로 미루어보면 공원의 한 변의 길이가 1km이 넘는다는 것을 알 수 있지요. 도심에 있는 공원치고 생각보다 커서 놀랐습니다.

분수와 가로수길을 지나가니 성이 저 멀리서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중간에 검은고양이도 있네요. 우리나라에서는 까마귀가 재수없음을 의미하듯이, 일본에서는 검은고양이가 악운을 의미한다고 합니다. 그러나 현실은 도둑고양이.

성 입구입니다. 성 입구를 포함하여 성벽이 ㄷ자로 되어있어서 적들을 상대하기 좋은 형태로 되어 있습니다… 라고 동행하던 친구가 설명해주었습니다.

해자의 모습입니다.

성의 모습입니다. 몇 년 전에 왔을 때에는 공사하고 있었는데, 지금은 다 지어진 모양이네요.

망루에 올라가서 내려다 본 해자의 모습입니다.

대충 구경하고 나니 피곤하고 졸려서 얼른 숙소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한 숨 낮잠을 때렸습니다. 여담이지만, 제가 일본여행을 7번 정도 하면서 묵었던 그 모든 숙소 중에서 전자레인지가 있는 곳은 이곳이 유일했습니다. 현대적인 의미에서, 제가 경험했던 가장 괜찮은 숙소였습니다.

낮잠에서 깬 후에 간 곳은 야키니쿠집 이타마에 야키니쿠 잇토(板前焼肉一斗)였습니다. 이타마에란 주방장을 가리키는 말로, 가게 이름에서부터 뭔가 고급스러운 포스가 새어나와서 긴장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예약을 하지 않으면 먹기 힘든 곳처럼 보였는데, 그래서 그런지 안내된 테이블 바로 옆에서 회사 회식자리로 보이는 술자리가 한창이었습니다. 일어로 뭐라뭐라 대화하는데 알아듣기 참 힘들더군요.

불판입니다.

탄시오(タン塩)입니다. 소혓바닥에 소금간을 뿌린 것입니다.

정말 맛있었습니다. 양이 적어서 좀 흠이었지요.

간(レバ)입니다. 소의 생간을 양념한 것인데, 구워먹는 것이지요. 그런데 맛은 뭔가 럭셔리한 순대간 맛이 나서 조금 당황했습니다. 역시 막혀로 비싼 걸 먹으면 이렇게 되는구나 하고 눈물을 흘렸습니다.

돌아오는 길에 편의점에 들렀다가 이번에는 지갑을 놓고 오는 바람에 다시 찾으러 갔다는 가슴아픈 도짓코 스토리도 있었지만, 어쨋든 이렇게 일본여행의 첫 날이 끝났습니다.


Posted by aficionad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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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The Phototainer 2012.07.17 06:24 신고  댓글주소  수정/삭제  댓글쓰기

    오오 오사카에 오셨었군요. 역시 오사카성공원은 관광필수코스인가요. 그나저나 검고양이 눈매가 참 매섭네요 ㅎㄷㄷ